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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이야기/가족상담

사춘기 자녀와 갱년기 부모의 행복한 동행

급격한 신체적 변화로 인해 심리적으로 혼란을 겪고, 아이는 아닌데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가운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정체감 형성에 있어 중요한 사춘기인 우리 청소년들에게 있어 그들의 부모님은 바로 사춘기만큼이나 신체적, 정서적 심리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는 갱년기라는 시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하필이면 이 중요한 두 시기가 거의 맞물려 있다는 것이 딜레마로 다가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간발달에 있어 중요한 두 발달의 과정을 자녀와 부모가 동시에 경험해 나가게 될 때 사춘기 자녀와 갱년기 부모가 서로 힘을 모아 어려운 시기를 함께 잘 통과할 수 있도록 더 친해지고 상호 배려하며 존중해야 합니다. 그런데 서로 상호 존중, 배려, 이해, 인정이 부모와 자녀 사이에 있기 보다는 몸과 마음에 변화가 생긴 부모와 자녀는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너무나도 힘겹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녀의 몸에서는 호르몬이 격렬하게 분비되고 있고

부모의 몸에서는 호르몬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지요.

자녀는 시시콜콜 다 기억을 하는데

부모는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기억이 안납니다.

자녀는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웃길 정도로 재미있는 것들로 에너지가 솟아 오르지만

부모는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뭐 저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웃길려고하나 싶을 정도로 에너지가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자녀는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통해 정체감 형성에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데

부모는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것 맞나?’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면서 중년의 위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렇게 서로 공통점을 찾을래야 찾기 어려운 이 시기에 자녀의 짜증과 부모의 짜증이 대결을 앞두고 글러브를 낀 주먹을 서로 맞부딪히며 "땡" 소리만 기다리고 있는 파이터와 같이 긴장감이 차고 넘치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닐 것입니다.

아마 링 위에서 누구 하나가 쓰러져 KO승을 받을 때까지 싸우는 것은 부모든 자녀든 마음에서 진정 원하는 바는 그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지혜롭고 현명하게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동행할 수 있는 방법일까요?

 


최근 심장을 단지 혈액을 공급하는 기관으로 보지 않고 폭넓고 깊게 연구하는 심 뇌과학이라는 분야가 있다고 합니다. 심뇌과학에서 밝혀낸 사실 중의 하나는 심장에도 뇌와 유사한 심장두뇌라는 복잡한 신경계를 가지고 있고 심장두뇌에서 독립적으로 정보를 입력하고 처리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그리고 규칙적으로 뛰면서 전자기장을 생성하여 1.5~1.8 미터까지 보낸다고 합니다.

이러한 심장의 기능과 역할과 관련된 실험에서 한 아이와 그 아이가 사랑하는 개의 심장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를 관찰 했습니다. 그 결과 둘이 서로 다른 방에 있을 때는 심장이 뛰는 형태가 달랐지만 아이가 개가 있는 방으로 가자 개의 심장 활동 패턴이 아이와 같아졌다는 겁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방을 다시 나가자 다시 패턴이 달라졌구요.

하물며 사람 대 사람인 부모와 자녀는 어떨까요? 부모의 심장활동은 분명 함께 있는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부부가 싸우고 집안 분위기가 불편해지면 청소년 자녀는 그 분위기를 느껴 아무 말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괜히 짜증으로 시작하며 부모에게 대하는 하는 경우가 있게 됩니다. 이것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주고 받는 심장 파장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자녀와 부모 중에 누구의 심장이 더 클까요? 일반적으로는 성인인 부모님의 심장이 더 크겠지요? 그렇다면 누구의 심장이 누구를 따를까요? 바로 청소년들의 심장이 부모의 심장을 따르는 경우가 더 많겠지요? 그래서 부모의 마음이 편안하면 아이들의 마음도 온화하고 평화로울 수 있겠지요. 반대로 부모의 심장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불규칙하게 뛰면 그 파장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청소년 자녀들도 전반적으로 마음이 불편해질 수 밖에 없게 되겠지요.

청소년들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정서상태로 집으로 돌아옵니다. 들떠 있을 수도 있고 슬플 수도 있고 화가 나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청소년들의 심파장은 아마 불규칙할 것입니다. 불규칙한 사춘기의 심파장과 우울하거나 화에 가득한 갱년기의 심파장이 서로 부딪히게 되면 어떨까요? 바로 파이터들처럼 링 위에 서게 되는 것이지요.

제 아무리 뛰어난 오케스트라라 할지라도 공연에 앞서서 조율을 합니다. 보통 오보에라는 악기가 라(A)음을 내면 그 음에 맞춰 악기들이 조율을 하게 되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가정에서 사춘기 자녀와 갱년기 부모 사이에도 심적 조율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감정 조절이 어려운 사춘기 자녀를 대하면서 부모님 역시 격한 감정으로 대한다면 부모님이 아이에게 영향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자녀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모입니다. 부모님이 심적으로 중심을 잘 잡고 아이가 부모를 따라 심적 조율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님들은 자녀가 하교 하고 돌아오기 전,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오기 전, 또는 대화를 하기 전 먼저 안정되고 편안한 마음의 상태로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춘기 자녀와 갱년기 부모가 파이터가 되어 링 위에 서는 것이 아니라

심적 조율을 통해 마음을 열고 행복하게 동행할 수 있기를...

<참고 및 인용 출처>

- 여성가족부 부모교육 매뉴얼 제8권

- 최성애 조벽 교수의 청소년 감정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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