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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서 마음으로/이음생각

고통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요즘 가장 핫한 인기 육아 프로그램 중 하나는 금쪽같은 내 새끼이다. 많은 상담실이나 병원을 전전하거나 온갖 방법을 다 써 봐도 안 되는 경우 신청하는 사람이 많아 그만큼 심각하거나 힘든 사례가 많다.

 

얼마 전 방영된 편은 6세 여아인데 말문이 트이지 않아 혹시 자폐가 아닌가 의심해서 신청한 사례였다. 엄마는 아이의 말문을 트이게 하기 위해 온갖 언어 자극을 다 주며 열성적으로 가르쳤고 늘 목이 쉬어 있었다. 더욱이 위암으로 먼저 떠나 보낸 남편의 빈자리까지 감당해야 했기에 어깨의 짐은 더욱 더 무거웠고 몸도 마음도 지쳤던 찰나였다. 한 줄기 실날 같은 희망을 가지고, 자폐가 아닐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신청했지만 결과는 자폐 스펙트럼 양상이라는 진단이었다. 엄마는 스튜디오에서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엄마가 울 때 나도 같이 울었다. 상황과 환경은 다르지만 직면하기 싫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의 그 고통은 우리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의 현실이 고통스러운 것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에 분투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바뀌지 않는 환경의 열악함, 바꾸고 싶지만 바꿀 수 없는 부모 그리고 나의 성장 환경, 없었으면 하는 고통스러운 기억과 상처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나, 바뀌지 않는 타인, 예기치 않게 찾아온 질병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고통스러운 현실은 다양하고도 많다. 우리에게 고통은 필연적이고 삶을 살아가는 한 앞으로도 예기치 않은 고통을 겪게 된다. 때론 이런 사실이 두렵기도 하다.

 

 

 

한참을 그렇게 울고 난 엄마는 그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인 후 아이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엄마의 틀로 아이를 위해 했던 많은 행동을 다시 되짚어 보고 아이를 위해 해야 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게 된다. 고통을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새로운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을 위한 길을 발견하게 되었다.

 

고통을 수용하기까지 우리에겐 수용을 위해 분투하는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 받아들였다, 부인했다, 괜찮았다, 안 괜찮았다...이 모든 과정은 우리의 성장을 위해 의미있는 과정이다. 그 시간만큼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기다려주는 마음이 있으면 된다. 꺼번에 다 받아들여지지 않아도 된다. 조금씩 준비된만큼부터 시작하면 된다. 조금씩 수용하다 보면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무엇을 위해 나아가야 할지 그 방향이 보인다. 위로가 되는 것은 인생에서 어떤 것에 마이너스만 있고 플러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다 좋아보여도 그게 다 좋은 것이 아닌 것처럼 고통 속에 아픔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가운데 남들이 모르는 자신안의 성장이 있고 인생의 갚진 의미가 있다.

 


부산이음심리상담센터

☎ 051.867. 57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