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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서 마음으로/이음생각

죽음이라는 삶의 실존앞에서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유품정리사가 있다고 한다. 이들은 고인이 쓰던 물건이나 재산을 정리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하는 일을 한다. 유품을 정리하다 보면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냉장고의 음식, 먹던 약, , 책상의 책이나 메모 등을 살펴보면 고인의 성향이나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 안타까운 죽음도 있고 아직 화해하지 못한 미해결의 과제를 남겨두고 떠난 이들도 있다. 유품관리사는 항상 죽음을 직면하며 삶의 의미를 생각한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우리 또한 어느 때보다 죽음이라는 것에 직면해있다. 벌써 2년 가까이 되는 시간을 지내오면서 다양한 이유로 죽음을 맞이한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 동안 피해왔고 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었던 죽음이 우리 눈앞에 와 있는 느낌이다.

 

실존주의 상담이론은 실존주의 철학에 기초하고 있다. 실존주의에서 인간은 죽음이라는 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며 죽음은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불안의 근원이다. 죽음의 공포는 너무나 압도적인 것이기에 모든 인간은 그것을 부정하여 무의식 속에 억압한다. 죽음은 내가 아닌 다른 특수한 사람에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죽음을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은 두려움을 유발한다.

 

 

우리 모두는 가까운 사람이 아프거나 때로는 죽게 되는 경험을 한다. 그 때 우리가 느끼는 대부분의 감정은 후회와 자책이다. ‘더 잘 해 줄걸’ ‘그 때 미안하다고 할 걸’ ‘내가 참을 걸’ ‘함께 시간을 더 많이 보낼 걸’ ‘사랑한다고 말할 걸죽음은 두렵지만 직면하며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일 때 인생에서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잘 지낼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들을, 언제까지인지 모를 그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를 통해 가슴 아픈 사연들을 접하게 될 때 마음이 아프다.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의 벽이 크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어려움 속에 인생은 우리에게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알 수 없는 미래의 불안과 죽음이라는 실존앞에 오늘 아낌없이 사랑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라고, 현재를 소중히 여기며 감사하며 살아가라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손을 내밀라고 말이다.

 

 


부산이음심리상담센터 

☎ 051.867.5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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