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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이야기/성인상담

내 마음과 만나는 두 번째 단추 : 감정의 수용(감정 받아들이기)

 

내 마음과 만나는 두 번째 단추는 바로 감정의 수용, 내 감정을 받아들여주는 것입니다.

작업을 먼저 하나 같이 해 볼까요? 여러분은 화가 나면 어떻게 하나요?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면 마음이 어떤가요? 일단 화가 나는 자체로서 내 자신이 싫고 답답한 경우도 있을 것이고 화가 나서 화를 있는 그대로 다 내뿜어도 그렇게 한 자신이 싫고 부끄럽기도 하고 화를 그렇다고 참으면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는 내 자신이 바보 같아서 다시 또 내 자신에 대해 화가 납니다. 이런! 이래도 저래도 좋은 경우는 없네요! 그 이유는 바로 화라는 감정 자체를 싫고 나쁜 것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소중한 나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감정을 내 것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누구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로 돌려버리기 일쑤입니다. 특히 앞서 살펴본 화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지요.

 

자! 감정을 인식하고 나면 그 다음 단계는 내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내 감정을 받아들이라는 말이 무슨 의미냐구요?

 

감정을 받아들이라고 하니 내가 느끼는 그대로 “내가 화가 나니까 화가 난만큼 화를 내면 그게 받아들이는걸까?”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감정에 흔들리고 휩싸이는 것이지 감정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내 감정과 친해지기 위해서, 그리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첫째, 내 감정에 공감해 주어야 합니다.

그럼 공감이 우선 뭔지 알아야겠지요? 공감? 여러분은 어떻게 알고 계신가요? 마음을 잘 알아주는 것? 이해해 주는 것? 역지사지? 다 맞습니다. 그런데 쉬운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그대로 느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공감은 타인에게 하는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하실 수 있으실텐데요. 공감은 타인에게도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잘 공감하는 사람이 타인의 감정에도 공감을 잘 할 수 있게 되거든요. 그럼 내 감정에 공감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하나요?라는 궁금증이 생기실 텐데요. 다른 표현으로 하자면 내 마음 속에 일어난 감정을 잘 인식했다면 그 감정을 부정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내가 기대했던 대로 일이 잘 되지 않아서 많이 아쉽고 안타깝기도 하고 속도 많이 상하는구나.’라고 타인에게 하듯이 자신의 감정에 공감해 주세요. 한 번 더 해볼까요? ‘아, 친구는 웃자고 장난스럽게 던진 말이었는데 나는 어린 시절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끄럽고 창피했던 그 감정이 다시 올라와서 이 친구의 말에 화가 났구나.’라는 식으로요. 처음부터 이렇게 스스로에게 공감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노력하면 자신의 감정에 공감을 해 줄 수 있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공감을 더 잘해 줄 수 있게 되겠지요?

 

두 번째는 감정에 대해 가치중립적이 되어야 합니다.

감정은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으로 나눕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긍정적 감정이 좋은 감정이고 부정적 감정이 나쁜 감정이라고 구분을 해 버립니다. 감정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구분하는 것일까요? 바로 감정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 때문이지요. 자신이 경험한 감정이 기쁘고 즐거운 것은 자신도 쉽게 받아들여지고 다른 사람들과도 쉽게 감정을 나눌 수 있는데 부정적 감정이라 불리는 우울, 분노, 두려움, 죄책감, 부끄러움 등은 내 마음 속에 있다 하더라도 인정하지 못하고 타인에게도 있는 그대로 털어놓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부정적인 감정이 우리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우울할 때 우울한 노래를 찾아 듣고 연인과 헤어지면 사랑의 슬픔에 대한 노래를 찾아 듣습니다. 왜 그럴까요? 노래를 만든이의 슬프고 아린 마음이 우리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우리를 위로해 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처럼 부정적 감정이 나쁜 감정은 아닙니다. 이 세상에는 여러 감정만 존재할 뿐 좋은 감정도 나쁜 감정도 없습니다.

 

세 번째는 자신과의 대화하기입니다.

감정을 잘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매 순간 자신을 관찰하고 자신과 대화해야 합니다. 자! 우리는 타인의 감정상태를 어떻게 짐작해 보십니까? 표정? 옷차림? 태도? 등을 통해서 감정상태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타인을 관찰하는 것처럼 자신을 관찰해 보세요. ‘너 지금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구나? 어떤 감정이 올라온 거야?’ ‘너 지금 손톱을 깨물고 있어. 네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게 뭐니?’ ‘다른 사람들은 이 시간에도 뭔가 일을 하고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도무지 쉴 수가 없네. 내 마음이 지금 불안한 것 같은데 이 감정은 어디에서 온 걸까?’라는 식으로요.

 

혼자서 이런 대화가 안되고 혼자서 찾기 어려울 때 상담자가 이 대화를 이끌어 가주는 것입니다. 상담은 이런 대화를 통해서 자기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자신의 감정과 친해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자기와의 대화를 열심히 하다보면 스스로의 감정, 생각, 행동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여 줄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다음에는 습관이 되면 자연스럽게 됩니다. 앞서 내 마음을 만나기 위해 내 마음의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을 발견했다면 그 빨간불이 어떤 감정인지 그 감정에게 내가 지은 이름을 불러주고 공감해 주면서 잠시 대화 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참고도서

감정이 있으니까 사람이다 / 황선미 / 소울메이트

감정의 성장 / 김녹두 / 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