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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이야기/부부상담

성격시리즈8 – 귀인양식을 통한 부부관계 이해하기

 

성격은 부부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부부는 서로 다른 기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20~30년의 삶을 살아왔기에 성격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 중에서도 특정한 상황의 의미를 해석하는 독특한 사고방식에 의한 성격 특성은 귀인양식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 귀인양식은 동일한 결과에 대해 그 원인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는 인지적 요인입니다. 그리고 귀인의 결과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귀인의 소재 차원에 따라 정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귀인에 대한 다양한 연구 중에서 부부관계에서 배우자의 행동에 대한 귀인방식이 부부만족도에 중요한 요인이 됨을 발견하였습니다.

먼저, 귀인방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귀인이란 사람들이 긍정적인 일이든 부정적인 일이든 사건이나 상황의 원인을 무엇으로 생각하고 지목하는지를 뜻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겪는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 이해하고 싶어하고 그것의 원인을 떠올립니다. 이때 사건의 원인을 자신의 내적인 요인으로 지목하는 것을 내부귀인, 사건의 원인으로 외적인 요인을 지목하는 것은 외부귀인이라고 부릅니다. 내적 요인들에는 노력, 능력, 태도 등이 있고 외적 요인에는 운, 타인, 상이나 벌, 과제의 난이도 등이 있습니다. 귀인양식을 구분하는 또 다른 차원은 통제 가능성의 차원입니다. 이것은 사건이나 상황의 원인으로 지목된 요인이 개인의 의도에 따라 통제할 수 있는 요인인지 아닌지와 관련된 것으로 자신의 노력은 일반적으로 통제 가능한 요인이 되지만 기분이나 컨디션은 의지에 따라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이 됩니다.

예를 들어 시험에서 100점을 받았을 때 자신의 노력이나 능력 때문에 100점을 받았다라고 생각한다면 내부귀인을 한 것이고, 시험이 쉬워서 100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외부귀인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시험에서 100점을 받은 것을 내적이면서 통제가능한 자신의 노력으로 귀인하게 되면 뿌듯함을 크게 느끼겠지만 시험이 쉬웠다거나 자신의 운이였다고 생각하는 외부적이면서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귀인하게 되면 뿌듯함은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듯 어떤 요인에 귀인하는지에 따라 개인의 정서도 달라짐을 알 수 있습니다.

귀인의 방식은 낙관주의와 비관주의의 성격 특성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는데 부정적인 상황과 긍정적인 상황에 따라 귀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앞서 살펴본 노력과 능력은 우리가 결과에 대해 내부로 귀인할 때 주목하게 되는 주된 요인들입니다. 노력은 내적이면서도 변화가 가능한 불안정한 요인이며 통제 가능한 요인으로 보고, 능력은 내적이면서도 변화가 불가능한 안정적인 요인이며 통제가 불가능한 요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동일한 내적 귀인이지만 시험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았을 때(부정적인 상황) 능력(내적-안정적-통제불가능)이 아닌 노력(내적-불안정적-통제가능)에 귀인한다면 다음에는 노력을 달리하여 이번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게 되겠지요. 그런데 반대로 노력이 아닌 능력에 귀인하게 되면 자신은 공부에 대한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인식하여 포기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지요. 한편 능력에 대한 개인의 신념에 따라서는 능력은 키워낼 수 있는 변화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면 실패한 사건에 대해 능력으로 귀인을 하더라도 실패 상황에서 좌절을 하지는 않게 되겠지요. 반대로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 좋은 성적을 받은 것은 내 능력(내적-불안정적-통제가능)은 별로지만 이번 시험이 쉬워서(외적-불안정적-통제불가능)였어라고 생각하는 것과 내가 열심히 노력했더니 나의 학업능력이 좋아져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후 학업행동에 있어서도 차이가 나타납니다. 이렇듯 귀인양식에 따라 자존감을 보호하고 긍정 정서를 경험하게 할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갖게 만들기도 하지만 비관적인 생각을 통해 우울감을 자주 경험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이제 귀인양식을 부부관계에 적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관계만족도가 높은 부부들은 배우자의 긍정적 행동에 대해서는 내부적이고 안정적인 요인에 귀인을 하는 반면,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외부적이고 불안정적(일시적인) 요인에 귀인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아내가 남편의 친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그의 자상한 성품(내적-안정적) 때문이라고 귀인하는 반면, 남편의 짜증스러운 행동에 대해서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외부적-불안정적/일시적인) 때문이라고 귀인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늘 항상 남편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게 되고 때로 불편함을 느끼더라도 그러한 부분은 일시적이고 금방 지나가는 것으로 여겨지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부부관계가 좋지 않은 부부들은 이와 반대되는 귀인방식을 사용하는 경향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배우자의 짜증스럽고 불편한 행동에 대해서 상대방의 인격과 성품(내적-안정적)으로 귀인하면서 비난하거나 공격을 하고 친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이 있으니까 눈치 보면서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면서(외적-불안정적/일시적) 무시하거나 공격적 농담이나 조롱과 비웃음을 통해 심리적 폭력의 형태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방어적인 태도로 솔직하지 않게 대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배우자와의 의사소통을 피하고 정서적인 무관심을 나타내며 장벽을 쌓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볼 때 만족스럽고 안정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는 낙관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낙관적인 특성은 배우자의 행동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귀인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부상담의 권위자인 Gottman(1994,1998)에 따르면 배우자에 대한 존중적 경청, 상대방 행동의 수용, 갈등이 있더라도 상대방에 대해 기본적인 배려를 하는 것, 상대방의 욕구를 수용하고 절충하려는 노력이 부부만족도를 증진시킨다고 합니다. 만족스런 부부관계를 위해서는 긍정적 배려를 많이 하는 것뿐만 아니라 갈등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부부갈등은 결혼만족도를 저하시키는 일차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이지요. 부부는 일생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인데 서로 불편함으로 다가오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면 심리적 고통도 클 것입니다.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나는 배우자의 행동에 대해 어떤 귀인방식을 취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긍정적 관계를 위해 배우자의 행동에 대해 어떤 귀인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 새로운 관점을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 및 발췌자료>

쉽게 풀어 쓴 성격심리학 / 김민정 저 / 학지사

인간 이해를 위한 성격심리학 / 권석만 저 / 학지사

 


부산이음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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