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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이야기/성인상담

성인애착유형과 담아내기(containment)

 

지난 시간에 우리는 두 가지 차원의 애착유형에 대해 알아보았다. 애착불안 유형과 애착회피유형이 그것이다. 애착불안 유형은 친밀한 관계에서 거부당하거나 버림받는 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가지며 이를 피하기 위해 관계에 몰입하고 애착 대상의 지지와 관심을 원하는 것이고 애착회피 유형은 대인관계에서 심리적으로 독립적이며 자기 노출을 꺼리고 애착대상과 정서적으로 거리를 두어 애착 대상으로부터의 거절을 피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자신의 애착유형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성인애착 유형을 알아보는 자기보고식 검사의 종류는 많다. 자기보고식 검사를 통해 유형을 알아볼 수도 있고(인터넷 자료 활용 자신의 어린 시절과 현재의 관계 패턴을 통해 알아볼 수도 있다. 두 가지 모두를 해 보는 것을 권한다.

 

여기서는 혼자 해 볼 수 있는 자기 작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는 현재 관계를 살펴보며 반복된 패턴이 있는지 알아본다. 애착불안형의 경우 관계 중심적이며 상대의 호감과 지지, 관심을 갈구하며 내가 관심이 있는만큼 상대가 호감을 보이지 않는 것에 집착, 실망하며 상대의 애정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저변에는 거부당하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불안이 있다. 애착회피형의 경우 상대가 나에게 의지하는 것도 불편하고 나도 상대에게 의지하는 것이 어렵다. 자신의 속 얘기를 털어놓는 것이 어려우며 감정이나 자기표현을 억제하는 편이다. 저변에는 거절당하거나 자신의 경계가 침범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하는 경우 좀 더 관계의 불안정감이 심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관계를 점검했다면 이런 패턴이 어린 시절 애착 대상(주로 모)에게도 있었는지 확인해 본다. 아마도 비슷한 패턴이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부모님이 무섭고 거부적이라고 느꼈던 아이는 성인이 된 후 상대가 나를 싫어할 것 같고 나쁘게 볼 것 같아 위축되고 감정을 억제하며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 부모가 너무 밀착되어 경계를 침범한 경우도 부모와 거리를 두는 패턴이 나타나 성인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 또한 부모가 일관적이지 않거나 감정적으로 아이에게 반응한 경우 아이는 부모에게 매달리는 방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애착 유형과 어린 시절의 패턴을 확인해 본다

 

애착유형을 알고 난 후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미 성인이고 나의 애착 대상인 친구나 연인이 부모처럼 나를 대우해 주지도 않으니 말이다. 보통의 경우 좌절된 욕구를 애착 대상인 친구나 연인, 배우자에게 과도하게 보상하면서 관계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방법은 이제 내가 나에게 부모 역할을 해 주는 것이다. 부모 역할을 해 주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오늘은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Fonagy는 자녀의 불안을 대체로 잘 담아내는(containing) 부모의 유아들이 대게 안정 애착을 형성한다고 했다. 담아내기는 아기의 견딜 수 없는 감정적인 경험을 엄마가 아기가 견딜 수 있는 형태로 잘 돌려주는 것이다. 부모의 반영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마음이 자기 자신의 것임을 자각하게 된다. 그런데 부모가 아이의 감정과 똑같이 반응하거나 무시해 버리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자란 성인은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무시하거나 한심하게 느끼며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제는 새롭게 나에게 부모 역할을 하며 나의 감정을 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관계에서 느끼는 나의 불안과 두려움 등의 부정적 감정을 자각한 후 그 감정을 공감해주고 그럴 수 있겠구나 하고 나의 감정을 인정하며 수용해 주는 것만으로 변화는 시작된다.

 

나를 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생겨서 자꾸 연락이 오나 확인했구나

엄마처럼 나를 무시하거나 무관심할 것 같아서 자꾸 상대 기분이 괜찮은지 확인하구나

아빠처럼 무서운 표정이 있으면 두려워서 거리를 두는구나

이러저도 저러지도 못했던 공포 때문에 내가 얼어붙는구나

 

 

자신의 감정에 대한 담아내기는 나를 나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안정감을 주며 이것이 내면에 힘이 되어 새로운 행동을 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지금 나는 성인이고 어린 시절의 두려움에 대해 대처할 수 있음을 알고 때로 버려질 것 같은 두려운 상황에 버티고 때로는 다가가는 새로운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자기성찰 과정은 건강한 대인관계로 연결되는 것이다.

마음의 여정이 참 녹록치 않다. 이 과정은 문제가 있는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다. 상담자도 끝임없이 나의 마음을 보고 안아주고 공감하면서 그 길을 간다. 때로 실패하지만 또 일어나서 그 길을 간다. 나에게 내가 좋은 애착 대상이 되어 좀 더 자유롭고 성숙한 내가 되는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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