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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서 마음으로/이음생각

올바른 심리검사 사용법

 

심리검사 하면 예전에는 병원 장면에서 진단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거나 상담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에서 내담자 이해를 위해 또는 학교 장면에서 진로선택을 위해 주로 사용되었다. 최근에는 회사나 군대와 같이 인사 선발을 필요로 하는 장면에서도 심리검사 사용이 보편화 되었고 다양한 TV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게 되면서 일반인의 심리검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심리검사가 우리 일상 속에 편안하게 다가오고 일상화 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심리검사에 대한 잘못된 사용과 관련된 문제 또한 발생하고 있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심리검사의 많은 발전으로 인해 검사의 특성과 종류에 따라 개인의 성격 구조, 대인관계 특성, 의사소통 방식 등을 알 수도 있고, 사고-인지기능, 역할수행 능력과 같은 적응 기능 등을 알아 볼 수도 있다. 한편 개인이 삶에서 느끼는 불안과 우울 같은 정서 및 고통과 불편감 등을 알아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심리검사를 통해 알아보는 여러 심리·정서·행동 특성은 우리의 눈에 보이는 직접적인 현상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측정이 불가능한 인간의 내면의 추상적인 어떤 특성을 심리검사라는 도구로 만들어 간접적으로 측정한다는 것이다. 즉, 검사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것은 한 개인이 나타내는 독특한 상태를 직접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비슷한 특정한 상태에 있을 때 나타내기 쉬운 반응을 검사지의 질문을 토대로 유추하여 알아보는 것이다. 따라서 검사결과로 나타난 것은 검사를 받은 피검자 개인만 가지는 독특한 특성이 아니라 그와 비슷한 유형의 특성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반응할 수 있는 특성이고 자신이 삶에 느끼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 모두 다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검사결과에 나타난 어떤 유형이나 특성에 자신을 끼워 맞추거나 과거 삶의 여정을 유형에 가져다 끼워 맞춰 내가 이런 특성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고 한탄하는 것, 그러한 특성을 불변한 특성으로 생각하고 그 유형에 자신을 끼워 맞춰 생각하거나 타인을 규정지어서 “내가 이런 유형의 특성이 있으니까 네가 이해해!” 또는 “네가 그런 유형이니까 그렇게 행동하지!” 라는 식의 태도를 갖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혹은 반대로 검사결과를 보고 자신의 성격의 단점만 부각해서 바라본다던지 자신의 특성이 마음에 드는 유형이 아니라서 어떻게 고치고 바꿔야 할지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심리검사를 치료의 도구로 활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상처의 도구로 전락시켜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치료의 좋은 도구로서 심리검사가 되기 위해서는 검사결과를 통해 나타난 유형이나 특성 중에 자신의 모습과 일치되는 면이 있다면 삶에서 그것이 어떻게 드러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어떻게 잘 기능하고 있는지, 혹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자신을 이해하고 확인하는데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여 주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노력해 해보면 좋을지를 생각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사용해야 한다. 이렇게 나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 속에서 나의 가까운 타인(배우자, 자녀, 부모, 친구, 동료 등)의 모습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심리검사를 좋은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좋은 심리검사자 또는 상담자를 만나는 것 이 제일 중요하다. 검사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검사 자체에서 불충분한 부분은 상담으로 보완하여 심리검사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수련을 통해 해석상담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검증된 전문가에게 꼭 심리검사를 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