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담이야기/성인상담

성격 시리즈2 - 성격유형

우리는 <성격시리즈1> ‘성격이란 무엇인가’에서 의미 있는 누군가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자신에 대해서 잘 이해하기 위해 성격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한 성격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성격시리즈 2> ‘성격유형’과 <성격시리즈 3> ‘성격특질’에서는 자신에 대해, 그리고 누군가의 성격을 설명하거나 이야기 하는 상황에서 사용하는 표현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 대해서 궁금할 때 “그 사람 성격은 어때?”라는 질문으로 시작을 하곤 합니다. 이 때 일반적으로 하게 되는 대답의 표현들에는 “외향적이야.”, “내향적인 것 같아.” “사교적이라 사람들과 잘 어울려.”, “조용한 스타일이야.”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성격에 대해 외향적, 내향적, 사교적, 조용한으로 표현하는 것은 유형(type) 또는 특질(trait)로 성격을 보는 관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성격을 유형으로 보는 관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다양하고 복잡한 현상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분류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분류는 복잡한 현상에 대해 유사성에 근거하여 몇 개의 덩어리로 단순화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다양한 성격을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개인을 그 중 하나의 성격 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그 사람의 성격 전반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성격유형입니다.

성격을 유형화하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지만 현재까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고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융(Carl G. Jung)의 성격유형론입니다. 융은 인간의 정신에는 양극단의 상반되는 에너지들이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외향성과 내향성, 감정과 사고입니다. 융에 의하면 이러한 양극단의 에너지들 중 그 사람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도록 하는 에너지가 존재하며, 이것이 그 사람의 성격유형이 되는 것입니다. 즉,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은 생활태도나 에너지의 방향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이러한 융의 이론을 근거로 성격유형을 측정하는 검사인 MBTI 검사가 개발되었고 현재 널리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인간의 성격을 유형으로 이해할 때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해와 소통을 비교적 쉽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복잡하고 다양한 심리내적인 과정을 우리가 다 이해하고 알기에는 정보의 양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성격을 유형화하여 이해하게 되면 우리가 알아야 하는 정보가 간략하게 정리가 됩니다. 예를 들면 A라는 사람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를 좋아하고 여러 가지 활동하기를 선호하며 일상의 삶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쉽게 말을 걸고 인사를 잘 나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이 외향적이구나라고 이해를 하게 됩니다. 이것은 ‘외향적’이라는 하나의 유형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는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 “그 사람은 외향적이야.”라고 말을 하게 된다면 그 말을 듣는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이 어떤 삶의 모습을 나타내는지 쉽게 알 수 있게 됩니다.

 

‘외향적’이라는 말로 누군가의 성격을 설명할 때는 위의 예시와 같이 서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고정관념과 편견을 초래할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성격유형론의 한계점은 바로 개인차를 정교하게 반영해 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유형론에서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특정 유형에 속한다고 가정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하나의 유형에 속한 사람들이 모두 동질적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성격시리즈1>에서 성격은 개인의 톡특성과 관련이 있다는 부분에서도 살펴보았지만 동일한 유형에 속했다고 해서 모든 행동과 삶의 태도가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유형론을 사용할 때 외향성에 속한 사람들 간에는 내향성에 속한 사람들에 비해 동질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유형에 속한 모든 사람이 그 특성을 동일한 정도(양)로 갖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 번은 필자가 인기 방송인 유퀴즈를 보던 중에 한 컷 만화로 사람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주는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씨가 가면을 쓰고 나와서 방송을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방송 중 MC분들이 성격유형을 물어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키크니씨가 ENFP라고 대답을 하자 MC분들이 약간 당황해 하면서 ‘I(내향성)’였으면 절대 방송에 나오지 않았을거다라고 하면서 서로 웃는 장면이 나옵니다. 왜냐하면 MBTI에서 이야기 하는 일반적인 ‘ENFP’의 성격특성을 생각하면 가면을 쓰고 나온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우리가 내향적이면 자신을 나타내기 더 어려워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물론 방송 내용 중에 키크니씨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자 하는 본인의 삶의 이유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MC분들도 이해를 하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형의 특성과 다른 모습을 보게 되면 당황을 하게 되는 경우를 일상에서도 종종 보게 되는데 MBTI에서 외향이 나왔다고 해서 또는 내향이 나왔다고 해서 모든 외향의 사람과 내향의 사람이 모두 그 특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의 삶의 배경과 가치관, 여러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그 사람만의 특성이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떠도는 MBTI를 통해서 유형만 아는 것이 아니라 공인된 기관에서 교육과 수련을 통해 자격을 취득한 사람에게 검사를 받고 해석상담을 받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와 같이 성격유형은 매우 다양한 성격을 몇 가지로 단순화하여 좀 더 선명한 인간 이해의 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활용이 가능하며 한계점에 있어서는 한 개인에 대한 정교한 부연 설명과 개인별 차이를 함께 이해한다면 개인의 성격에 대해 좀 더 풍성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참고 및 발췌자료 >

쉽게 풀어 쓴 성격심리학 / 김민정 저 / 학지사

인간이해를 위한 성격심리학 / 권석만 저 / 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