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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이야기/성인상담

성격시리즈4 - 정신분석이론의 ‘무의식’으로 성격 이해하기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무의식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무의식이 인간의 성격에 미치는 영향을 얼마나 인정하고 계신가요? 무의식이라는 개념은 프로이트가 처음 제안했을 때에도 받아들이기 힘든 개념이었다고 합니다.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나의 정신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는 것,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어떤 정신 영역이 내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시에 정말 충격적인 내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무의식이라는 개념에 대한 충격과 반감 속에서도 정신분석가들은 다양한 임상 사례를 통해 무의식의 존재와 무의식의 영향력에 대해서 증명해 왔습니다.

우리는 삶에서 내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 행동에 대해 설명할 수 있지만 때로는 “저는 잘 지내던 사람들과도 몇 년이 지나면 나도 모르게 관계를 끊어버리게 되는데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A씨, “저는 윗사람들 앞에만 가면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히고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 같아요.”라는 B씨와 같이 그 이유를 알기도 어렵고 설명하기 어려운 행동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렇게 ‘나도 모르게’ 나오는 설명할 수 없는 행동들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정신분석 이론의 무의식입니다.

“나도 모르게‘라는 말보다 사람들이 최근에 더 많이 사용하는 용어가 바로 내가 ’무의식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다. 어떤 말을 했다인 것 같습니다. 무의식은 말 그대로 의식하지 않은 상태를 이야기 하는 것이니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게 일어나는 행동에 대한 표현으로 ’나도 모르게‘와 ’무의식적으로‘를 혼용하여 사용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A씨와 B씨의 예에서와 같은 행동은 그들 스스로가 의식적으로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그들 내부에서 결정된 행동입니다. 다시 말하면, 성격을 정신분석 이론의 관점으로 본다는 것은 한 사람의 무의식에 의해 그 사람의 행동들이 일관된 패턴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그 사람의 성격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무의식의 세계는 의식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쉽게 의식되지 않는 다양한 심리적 경험을 포함하고 있고 매우 복잡하고 다층적이어서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무의식 세계에는 개인의 심리적 경험 중에서 자각될 경우 불쾌하거나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것들이 억압되어 저장이 됩니다. 바로 의식에 떠오르면 위협적인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억압된 욕구, 감정, 기억의 보관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과거 경험이 의식되지 않는다고 해서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의식에 잘 떠오르지 않지만 무의식 속에 남아 개인의 생각과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렇게 한 개인의 생각과 행동으로 대변되는 성격을 이해할 때 그 사람의 무의식에 주목할 수 있는 것은 무의식이 현재의 행동들을 설명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을 우리는 무의식의 결정론이라고 합니다. 결정론이란 세상의 일들은 그에 앞서 원인이 되는 다른 일이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즉, 어떤 사람이 특정한 정서, 인지, 행동을 보인다면 그러한 것이 현재 나타나는 것은 그 사람의 내면에 원인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의식의 결정론이란 이러한 인간 행동의 원인은 그 사람의 무의식이라는 뜻이 됩니다.

앞서 사람들과 관계를 잘 하다가도 끊어 버리는 사람, 윗사람 앞에서 긴장하는 사람의 이야기로 다시 되돌아 가 보겠습니다. “저는 잘 지내던 사람들과도 몇 년이 지나면 나도 모르게 관계를 끊어버리게 되는데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던 A씨는 대인관계에서 자신은 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며 그렇게 했을 때 자신이 쓸모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게 됨을 관계에서 느끼게 되면 스스로 쓸모를 증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관계를 끊어버리게 되는 행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윗사람들 앞에만 가면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히고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던 B씨는 어린 시절 독재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오면서 어른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자리잡게 되고 어른들만 보면 쉽게 긴장하게 되는 패턴이 역시 성인이 되어서도 윗사람만 보면 위축되어 긴장하고 말을 잘 하지 못하는 행동으로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정신분석 이론의 관점에서 인간의 정신 영역을 설명할 때 빙산에 비유를 합니다. 의식 영역이 수면 위에 드러난 빙산이라면 무의식은 수면 아래에 잠긴 훨씬 넓은 덩어리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행동 중에는 의식이 결정하는 것보다 무의식이 결정하는 것이 더 많다고 프로이트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의 무식은 우리의 많은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겠지요. 우리가 의식하지 않은 정신 영역인 무의식!!! 한 개인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부분이 됨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 참고 및 발췌자료 >

쉽게 풀어 쓴 성격심리학 / 김민정 저 / 학지사

인간이해를 위한 성격심리학 / 권석만 저 / 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