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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이야기/성인상담

성격시리즈5 - ‘개인 구성개념’으로 성격이해하기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한 레스토랑에 식사를 하기 위해 갔다고 상상을 해 보세요. 식사 주문을 마치고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주변을 쭉 둘러보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두 명의 남자가 있습니다. 둘 중에 좀 더 젊고 멋지게 잘 차려 입은 남자가 세 번씩이나 스테이크를 퇴짜 놓고 있는 상황을 목격했다고 해 봅시다. 당신은 그 남자에 대해 어떤 첫인상을 받나요?

우리는 그 남자에 대해 바라보는 세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성격이 독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다거나, 입맛이 엄청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자기보다 나이 많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다른 남자와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니 스테이크를 퇴짜 놓은 이유는 고기를 자기 취향에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라고 추측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머리가 희끗희끗한 남자가 상사이기 때문에 상사에게 좀 더 잘 보이기 위해서 일수도 있고 또는 나는 적당히 넘어가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과 같은 목표를 둔 행동이었을 수 있습니다. 셋째, 그의 행동을 설명하는 사연을 지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 남자 오늘 직장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고 낙담한 이 남자는 종업원이 미디엄 레어를 정확히 잘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각자 나름대로의 추상적인 개념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사람들의 이러한 특징을 켈리는 개인 구성개념 이론으로 설명을 하였습니다.

켈리는 우리 인간이 어떤 사건을 해석하고 예측하는 데 사용하는 인지적 구조를 개인 구성개념이라고 불렀습니다. 개인 구성개념이란 개인이 세계 속에 있는 사건을 보는 방식 즉, 자신을 포함한 세상을 자신만의 눈으로 해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상황과 사람들 사이의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에 부합하는 구성개념을 발달시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 될 때 우리는 구성개념의 목록을 확장시켜 나가게 됩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는 방식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 구성개념에 따라 다릅니다. 각자가 이 세상의 사람들을 이해하는 나름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타인의 성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만의 구성개념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정리해 보면, 우리가 우리의 경험을 표현하는 방식은 우리의 개인 구성개념을 반영하며, 개인 구성개념은 그것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는 통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나의 구성개념을 그리고 타인의 구성개념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켈리는 어떤 사람이 대상이나 사건을 어떻게 보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역할 구성개념 검사를 개발했습니다. 이 검사를 통해 개인이 자신의 차원에서 대상(사물)이나 사건을 어떻게 배열하고 분류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면 가족, 친한 친구, 직장동료라는 세 가지 대상에 대해 이들을 각각 유사한 두 가지와 상이한 한 가지로 분류해 봅시다. 어떤 이는 가족과 친한 친구를 유사한 것으로 분류하고 직장동료는 상이한 것으로 분류합니다. 또 다른 이는 친한 친구와 직장동료를 유사한 것으로 분류하고 가족은 상이한 것으로 분류합니다. 가족과 친한 친구가 유하사며 직장동료가 다르다고 분류한 경우, 가족과 친한 친구는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줘도 괜찮은 사람들이라면 직장동료는 사회적인 가면을 사용해서 관계해야 되는 사람들로 대답을 합니다. 이와 달리, 친한 친구와 직장동료를 유사한 것으로 분류하고 가족을 상이한 것으로 분류한 경우, 친한 친구와 직장동료는 내가 선택한 사람들이지만 가족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대답을 합니다. 이처럼 개인적 구성개념을 평가하는 것은 대상이나 사물 또는 사건이 그 사람에게 의미하는 바를 분석함으로써 가능하게 됩니다. 이처럼 어떤 사람이 처한 다양한 상황이나 대상이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그 사람의 관점에서 이해한다면 그의 행동 또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레스토랑의 사건에서 그 젊은 남자의 행동에 유난히 강렬한 감정을 갖고 그 광경을 지켜보며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그 사람의 개인적 구성개념에서 그 남자의 행동이 의미 있는 행동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같이 있었던 사람들 중에는 종업원에게 세 번이나 퇴짜를 놓는 것에 전혀 관심도 없거나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들에게는 그 남자가 보이는 행동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고 주목받지 못하는 특징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개인적 구성개념은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게 되는 사건이나 특정한 유형의 특징들에 선택적으로 주목하도록 하는 경향성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개인 구성개념은 한 번 결정되면 변하지 않는 것일까요? 개인 구성개념이 우리가 다양한 상황에 반응하도록 하는 경향성을 만든다면, 삶에 적응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기능적인 구성개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적응을 위해 변화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과 사건의 변화로 인해 구성개념을 바꾸거나 버리기도 하면서 자신의 개인 구성개념을 계속해서 끊임없이 수정해 가며 삶을 이어 나갑니다. A라는 한 여성은 ‘상냥한’과 ‘공격적인’이라는 구성개념 차원에서 자신을 상냥한 사람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인간관계에서 늘 상냥한 태도를 지니려 애쓰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A양은 자신의 이러한 모습에서 피곤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을 덜기 위해 A양은 어떤 행동들이 상냥한 것을 나타내는 것인지, 상냥하다는 것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A양은 사람은 상냥하면서도 공격적일 수도 있는 존재이며, 단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것과 타인에게 상냥하게 대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고 보다 폭넓은 시각도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개인 구성개념의 재구성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심리적 어려움과 불편감, 부담감을 덜고 기능적인 구성개념을 통해 적응과 성장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참고 및 발췌자료>

쉽게 풀어 쓴 성격심리학 / 김민정 저 / 학지사

활동을 통한 성격심리학의 이해 / 김춘경 외 공저 / 학지사

성격이란 무엇인가? / 브라이언 리틀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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